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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작이 반이다

‘시작이 반이다.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. 그러므로 시작하고 가만히 있으면 완성된다.’

​ SNS에서 보고 항상 친구과 하던 우스갯소리였는데, 아이펠과 함께하는 6개월을 나는 저 농담같은 문장들과 함께하기로 했다. 물론 진짜로 시작했으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겠다는 뜻은 아니다…

​ 이게 되나? 싶었던 노드들과 무기로 써도 될 것 같은 케창딥 한 권이 다 끝났고,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. 끈기 없고 재미만을 추구하는, 놀기 좋아하는 내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펠을 시작하면서 걱정도 많았고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. 솔직히 말하면, 나는 내가 한 달정도 지나면 요령피우면서 시간만 보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순식간에 지나간 2개월 동안, (놀랍게도)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.

​ 매일 밤 기진맥진한 몸을 침대에 던지고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내던진 전공과 새로 하는 공부, 내 적성이나 장단점, 미래 같은 것들을 생각하고 하루를 되돌아본다. 내가 변해서 공부가 싫지 않은 건지, 인공지능이라는 분야가 내 적성이었던 건지는 모르겠다. 늘 나를 방해하던 내 단점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. ‘좋아하는 것만 한다’는 단점이 어떻게 공부하는 분야와 잘 맞아서 순조로워진 것 같긴 한데, 알면서도 ‘이제 나 좀 성실맨일지도?’ 하고 살짝 우쭐! 해본다.

​ 물론 전부 운이라는 건 아니고, 나도 변하긴 했다. 아이펠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서 스스로에 대한 점검을 많이 했던 것 같다. 알게 된 ‘멋져보이는 것’ 들을 정리하다 보니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꺼리고 늘 혼자 하려고 애쓰던 성격도 거의 180도 변했고, 맨날 3일 적고 던지던 일기도 KPT 회고를 알고 나서 꾸준히 쓰게 됐다. 철을 한 1kg 정도… 들게 됐을지도…

​ 결과적으로 다짐을 하자면, 조금만 자극이 있어도 틀어져버리는 흥미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. 이 유지에 대한 생각이 첫 줄에 적은 내용이다. 지금까지 시작을 했다. 한 절반쯤 온 것 같다. 이제 남은 절반은 가만히 있을 생각이다. 요란하게 움직였다간 또 관심이 어디로 틀어질지 모르니까, 새로운 자극 찾기는 잠시 포기하고 하던 일만 얌전히 해나갈 거다. 그렇게 가만히 있다 보면 나머지 절반도 완성되어 있겠지.

​ 6개월이 지나고 나면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궁금하다. 어쨌든 대충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. 근데 대학원 간 노예… 친구들 놀리는 맛에 살았는데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꾸만 든다. 친구한테 말했더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말을 들었다. 맞는 말이다. 대학원은 안 돼……

​ 주저리 적다 보니 이게 무?슨 글인지 모르겠지만 6개월 잘 마무리하고 지금과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되었는지도 적어볼 계획이다. 게시글 이름도 다 정해 뒀다.

가만히 있었더니 반이나 왔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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